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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도 힘들어 전세금 못 돌려줘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4.10.07 23:28:52

LH가 대신 낸 전세보증금
미반환 3년간 3천건 넘어


◆ 대출시장의 그늘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입자를 대신해서 낸 전세보증금을 떼먹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제도를 악용한 전세사기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LH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반복돼 우려가 나온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LH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전세임대주택 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총 3377건이다. 사고 건수는 2021년 798건, 2022년 852건, 2023년 172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3년간 전체 사고 금액은 1762억원에 달한다.
전세임대주택이란 세입자가 살고 싶다고 직접 고른 집을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청년과 신혼부부,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한다. 세입자가 집을 고르면 LH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대신 맺는다. 이후 세입자에게 해당 주택을 저렴한 임대료로 재임대한다. 유형별로 다르지만 보증금 상한선이 2억원 이하라 대부분 빌라로 제공된다. 하지만 LH가 세입자 대신 내준 전세보증금을 떼먹는 임대인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최근 3년간 발생한 보증금 사고 3377건 가운데 1882건(55.7%)은 현재까지도 미반환 상태다. 사고가 난 전체 주택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LH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셈이다. 이 규모만 738억원 수준이다.
사고를 2건 이상 낸 임대인도 지난 6월 기준 14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 잔액은 약 321억원에 달한다. 5건 이상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악성임대인은 12명으로 집계됐다. 12명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74억원가량이다. 보증금 상한이 있기 때문에 세입자가 자신의 돈을 추가로 투입해 전셋집을 구하기도 한다. 사고가 나면 취약계층이 대부분인 세입자의 자금도 일부 묶이는 것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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