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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거 '생숙' 퇴로 열린다…오피스텔 전환 쉬워져

손동우 기자(aing@mk.co.kr),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4.11.21 14:49:44

국토부 합법사용 지원방안
부동산 호황때 대거 지었다
주거용 사용 못해 갈등 심화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복도 폭·주차장 설치 등 완화
이행강제금 내년 9월로 유예
신규 생숙은 개별분양 제한




정부가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용도 변경과 숙박업 신고를 위한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 복도 폭이 오피스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피난·방화 설비 등을 보강하거나, 인근에 땅을 확보해 추가 외부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 용도변경이 허용된다. 올해 말로 예정됐던 용도변경 이행강제금 부과 시점도 내년 9월로 미뤘다.
생숙은 '숙박용'이지만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전매제한 규제 등도 없어 부동산 급등기였던 2017년부터 수요가 급증했는데 상당수가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됐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 집단소송이 일어나고 분쟁과 갈등이 커지자 정부가 용도전환과 이행강제금 부과 연기라는 퇴로를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소방청 및 17개 지방자치단체는 이 같은 내용의 '생활숙박시설 합법 사용 지원 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우선 16일 이전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생숙에 대해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때 복도 폭과 주차장 규제 등을 완화한다. 생숙이 용도변경을 할 때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던 부분이다. 오피스텔은 복도 폭이 1.8m 이상, 생숙은 1.5m 이상인데 복도 폭이 오피스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도 피난 시설과 설비를 보완한다면 안전 성능을 인정하기로 했다. 생숙 소유자가 '소방시설법'상 성능 설계 시뮬레이션 결과와 보완 방안을 제출하면 지자체가 심의를 거쳐 승인한다. 건축법 개정 사항으로 국토부는 연내 발의할 예정이다.



주차장 기준도 완화한다. 생숙에서 직선거리 300m 또는 도보거리 600m 이내에 땅을 확보해 외부 주차장을 설치하면 용도변경을 허용한다. 주차장 확보가 불가능하면 주민들이 상응하는 비용을 지자체에 납부할 경우 추가 주차장 설치를 면제해준다. 지역 여건상 주차장이 필요 없는 경우 등은 지자체 조례 개정을 통해 주차 기준 완화 등 다양한 대안을 제공한다. 또 지구단위계획상 오피스텔이 들어올 수 없는 지역은 기부채납 방식 등을 통해 오피스텔이 들어올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한다.
건축 기준도 완화한다. 오피스텔 전용 출입구 설치를 면제해주는 식이다. 생숙의 숙박업 신고도 적극 유도한다. 지금은 30실 이상이거나 건축물 연면적의 3분의 1 이상일 경우 신고할 수 있는데, 지역 여건에 맞춰 지자체가 신고 기준 완화를 위한 조례를 개정한다. 이 밖에 '생숙 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용도변경을 희망하거나 숙박업으로 신고하고 싶어도 절차와 기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내년 9월까지 숙박업 신고 예비 신청 또는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소유자들에게는 2027년 말까지 추가로 이행강제금 부과 절차를 유예해주기로 했다. 다만 새로 지어지는 생숙은 주거용으로 아예 사용될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한다. 현재는 개별실 단위로 분양이 허용돼 불법 주거 전용 가능성이 있고, 일부 생숙의 경우 불완전판매 논란도 제기돼 왔다. 이에 신규 생숙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 신고 기준(30실 이상 등) 이상으로만 분양이 허용되도록 연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장우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이번 대책으로 생숙 소유자들이 현실적으로 감내 가능한 비용으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한국주택협회 등 관련 업계는 "정부 대책으로 일단 숨통이 트였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장은 "용도전환을 하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했는데, 상당히 해소된 측면이 있다"며 "수분양자들의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생숙 사업자와 수분양자들의 비용이 일부 증가하겠지만 사업자와 계약자들 갈등을 봉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일각에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보완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금융 분야 지원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생숙 관련 대출이 완전히 막힌 상황이라 시행사와 계약자 모두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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