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전세금 작년보다 11.9%↑ 월세보증금은 1700만원 올라 대출 규제에 전세사기 여파
임대료가 비싼 아파트 대체 주거지로 활용되는 오피스텔의 전세금과 월세가 동시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젊은층이 선호하는 주거지인 만큼, 이들의 생활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 규제 여파로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데다가 전세사기 영향으로 빌라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월세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서울 오피스텔 월세 평균 보증금은 5751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42% 올랐다.
연평균 월세 보증금은 2021년 3261만원에서 2022년 3614만원, 2023년 4051만원으로 연간 350만~430만원 올랐으나 올해는 1월 4870만원에서 10월 6880만원(1700만원↑)으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는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대신 오피스텔로 수요가 넘어오면서 월세보증금이 오른 것으로 분석한다. 일례로 서울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 전용 59㎡는 올해 2월 보증금 5000만원, 임대료 67만원에 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후 지난달 같은 보증금에 임대료가 90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강서구 강서힐스테이트 전용 59㎡도 올해 1월 보증금 1억원, 170만원에서 지난달 보증금 1억원, 220만원까지 월세가 상승했다
반면 전세금·보증금 증가 추세와 달리 보증금 1000만원 기준 평균 월세는 지난해 78만원에서 올해 80만원으로 2.6% 오르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오피스텔 전세나 반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세금과 보증금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월세 부담도 커졌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118이다.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지수 역시 119.6으로 역대 최고치다. KB부동산의 월세 지수는 중형(전용 95.86㎡) 이하 아파트가 대상이다.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에 따라 기존 대출이 있는 사람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 한도가 줄었다. 이에 세입자 임차 수요가 월세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서울의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5월 99.69→6월 99.71→7월 99.73→8월 99.75→9월 99.78→10월 99.80 등으로 지속 상승세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일반적으로 월세와 전세금은 비슷한 상승폭을 보인다”면서도 “올해는 월세보다 전세금 상승폭이 훨씬 컸는데, 빌라 전세 거주자들이 주거비 부담이 큰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을 주거 대체지로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세 대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월세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임대차 시장이 불안하면 결국 매매 시장도 불안할 수 있는 만큼 임대차 시장 안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