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토지거래허가 제도개선 토론회 시민 1000명 대상 인식조사 결과 지정 유지vs해제 의견 팽팽해 이창무 교수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 미미”
서울 시민의 절반 가까이는 토지거래허가제도가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그럼에도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시민이 해제해야 한다고 응답한 시민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도의 효율적 운영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과 함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제도로 만약 지정되면 허가구역 내 소유권, 지정권 이전 시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구역 내 주택의 경우 실거주 2년 의무가 부과돼 툭 수요가 차단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서울에서는 여의도, 압구정, 목동, 성수 등 주요 정비사업 단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인근지역,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등 서울시 전체 면적의 10.8%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도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2일~29일 서울 시민 107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가 없다’고 응답한 시민이 전체의 45.6%를 차지해 ‘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응답 비율(19%)보다 높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오히려 풍선 효과를 불러와 인근지역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킨다’고 응답한 비율도 46%로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16.9%)보다 높았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와 관련해서는 제도 운영에 찬성하는 의견(40.4%)이 반대(22.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현재 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유지(55%)해야 한다는 의견과 해제(45%)해야 한다는 의견은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실제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가 있는지 실증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서울시 전체 주택시장은 거시 금융요인과 부동산 정책에 큰 영향을 받고, 허가제도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특히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과를 분석하며 시행 2년 이후 규제구역 내 안정 효과는 사라지고, 인접영향권은 오히려 가격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부작용과 관련해 “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거래량 급감은 재산권 행사를 침해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됨을 보여준다”며 “이후 가격 안정효과의 지속성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향후 연구용역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도에 대한 제도 개선을 모색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개발사업방식과 지역특성에 따라 구역지정 전후 시장변화를 면밀히 분석해 허가구역 지정과 해제 절차를 상황별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