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약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높은 대출금리 부담에 전세 대출까지 어려워지자 주택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축 원자재 값 인상 여파로 분양가 마저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이같은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1월 충북 청주시 일원에 공급된 ‘청주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 더원’은 1순위 평균 77.0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이는 올해 충청권에서 분양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앞서 신혼부부. 생애최초 등 3040세대 실수요 비율이 높은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평균 6.8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마감됐다.
이같은 성공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적절한 분양가 책정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7월 경기도 성남시 일원에 분양한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 역시 주변 시세보다 5억원가량 낮은 분양가에 공급돼 눈길을 끌었다. 단지는 1순위 평균 1110.35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초부터 거래량이 줄고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 경기가 조정 국면에 들어선 점도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분양가에 공급되는 단지를 찾는 이유로 꼽힌다.
하락장에서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뿐더러 초기 분양가가 낮게 형성된 만큼 타 단지 대비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 화성시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2015년 10월 입주)’ 전용 84㎡는 지난달 12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3억6570만원~3억7300만원) 대비 약 3배 오른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앞으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분양 가격이 청약 흥행에 끼치는 영향력도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건설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고분양가 신규 단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합리적 분양가를 갖춘 단지의 희소성 역시 더욱 높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최근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청약 통장 사용이 한층 신중해지고 있다”며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는 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고, 입주시점에는 주변 단지들의 시세와 비슷하게 올라 안전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