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계획한 물량의 구체적인 공급일정을 잡지 못한 건설사들이 허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부동산R114가 국내 25개 주요 시공사의 분양 물량을 전수조사(지난해 12월 24일 기준)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민간아파트 분양 기준·임대 포함)가 분양 예정이다.
해당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3개 건설사(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1만1000가구 물량을 포함해도 16만 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분양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7년(17만2670가구)보다도 적다.
올해 전국 계획 물량 대비 미정 물량 비중은 33%로 전년(32.7%·부동산R114) 보다도 0.3%포인트 증가했다. 계획돼있는 분양 물량도 셋 중 하나는 정확한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시장 침체의 골이 깊은 지방의 불확실성이 수도권보다 더 컸다. 수도권은 32.8%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줄은 반면, 지방은 2.4%포인트 급증했다.
한 대형건설사 임원은 “시행 외주사업은 부동산 분위기와 집값 추이로 인해 공급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단 분기별 계획은 잡아놨지만, 일정대로 분양에 들어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 지수도 지속 하락 중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1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를 보면 이달 전국 지수는 71.4로 전달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모든 시·도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기준치(100.0) 이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지난해 10월 99.3을 기록한 뒤 11월 98.2, 12월 82.0에 이어 3달 연속 하락세다. 가장 최근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10월과 대비했을 때 30%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곳이 많으면 100을 웃돈다. 100을 밑돈다는 것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은 11.4포인트 하락한 70.3, 수도권은 6.6포인트 하락한 76.8로 전망됐다. 경기는 15.7포인트 하락(83.3→67.6), 인천은 4.1포인트(77.4→73.3) 하락이 전망됐다. 서울은 89.5로 전월과 동일하게 전망됐지만, 여전히 기준치 이하를 보였다.
주산연 츠근 “분양물량 감소에도 강력한 대출규제와 불안한 정치상황 등으로 수요자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하락 전망 추세는 경기 침체 우려와 탄핵 정국이 개선되기 전까지 역전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