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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풀리면 갭투자 가능해진다”...나홀로 쑥 오른 송파구 집값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5.02.07 06:43:16

송파구 2주새 0.13% 올라
토지거래 허가 해제 기대감
서울도 6주 만에 상승 전환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 기대감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값이 3주째 들썩이고 있다. 해제가 되면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해져 현재 호가는 일제히 뛴 상황이다. 잠실주공 5단지 등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것도 매수 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첫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전보다 0.02% 올랐다. 관련 조사는 매주 이뤄지지만 지난주는 설 연휴라 공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엔 2주간의 누적 변동률이 발표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건 작년 12월 넷째주(0.01%) 이후 6주 만이다. 작년 12월 마지막주 보합으로 돌아선 후 약 한 달간 계속 보합(0.00%) 상태를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건 송파구 오름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2주 전보다 0.13%나 뛰었다. 수도권 전체 지역을 통틀어 유일하게 0.1%대 상승률이다. 서울에서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서초구(0.06%)와 강남구(0.03%)보다도 상승 폭이 훨씬 크다. 부동산원은 “송파구는 잠실동과 신천동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아파트값은 2주 전인 1월 셋째주(20일 기준)에도 전주 대비 0.09% 오른 바 있다. 당시 서울 자치구 25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14곳이 하락 전환했는데 송파구만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의 이러한 독보적 상승세가 3주 연속 이어지는 배경에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4일 “특단의 시기에 선택됐던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토지거래 허가구역은 일정 규모 이상 주택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도록 설정한 곳이다. 주택은 실거주 의무 2년이 적용돼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잠실동 일대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개발이 이뤄짐에 따라 2020년 6월 강남구 청담·대치·삼성동과 함께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서울 다른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대부분 정비 사업지인 것과 달리 이곳엔 일반 단지가 많아 구역 지정 때 반발이 유독 컸다.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엔 재건축·재개발 호재가 없는 만큼 현재 해제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오 시장의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송파구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한강 변인 잠실주공 5단지와 잠실 장미 1·2·3차에서 재건축이 활발한 것도 투자 문의를 늘리는 요소다.
강남 3구는 물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보였다. 마포구(0.05%)는 도화·염리동 선호 단지 위주로, 용산구(0.05%)는 이촌·한남동 위주로 각각 상승 거래가 나타났다. 성동구는 2주 전과 비교해 0.02% 올랐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린 여의도동과 목동이 위치한 영등포구와 양천구도 2주 전보다 0.04% 뛰었다.
반면 노원구(-0.03%), 강동구(-0.03%), 강북구(-0.01), 은평구(-0.01%), 구로구(-0.01%), 금천구(-0.01%), 동작구(-0.01%)는 내림세였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하며 수도권(-0.03%→-0.02%)과 전국(-0.05%→-0.04%) 아파트값의 하락 폭도 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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