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일조권 갈등 끝낸 2구역 3구역은 '비대위' 걸림돌 해소 16년 표류 끝내고 사업속도 5개 구역 중 3곳은 입주 완료 서울 도심 등 접근성 뛰어나 '미니신도시급' 강북 최대어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북아현뉴타운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총 사업비 5조6000억원대 규모의 북아현2·3구역이 각각 일조권 분쟁과 조합 내홍이라는 핵심 걸림돌을 해소하면서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아현동성당과의 일조권 분쟁을 봉합했다. 조합은 "지난달 18일 개최된 대의원회에서 아현동성당 측에 성당 신축 비용 187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이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조합과 아현동성당 간 갈등은 2022년에 시작됐다. 성당 측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를 우려해 조합과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5월 1심에서는 조합이 승소했으나 12월 2심에서는 법원이 성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결국 조합이 성당 측에 공식 사과와 함께 협의를 요청했고, 지난해 말 성당이 합의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지난달 18일 조합이 합의안 이행을 결의하면서 성당 측도 소를 취하했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9층 28개동, 232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으며 사업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한다. 조합은 성당과의 갈등이 해소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중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대문구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북아현3구역도 사업 재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달 14일 북아현3구역 조합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비대위가 기존 조합 임원을 해임하고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려 했던 과정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비대위가 해임 총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참석자 명부가 정확하지 않게 작성돼 해임 결의가 무효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며, 이런 상황에서 선거 절차가 진행될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합 측은 "선거 절차는 중지됐으며, 앞서 비대위가 기존 조합 임원을 해임한 것도 무효라는 판결을 받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아현3구역 재개발 사업은 약 27만㎡ 용지에 지하 6층~지상 32층 47개동, 총 47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한다. 총 사업비만 3조6000억원에 달한다. 시공사는 2006년 GS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제 북아현3구역은 다음달부터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본격 착수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이 구역은 대상지 내 국공유지 문제로 서대문구청이 사업시행인가를 세 차례나 미뤄왔다.
북아현뉴타운은 서울 강북권의 대표적인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다. 서울시청까지 걸어서 갈 수 있고 광화문이나 을지로, 종로 등 도심 업무지구는 물론 여의도나 홍대, 용산 등도 가까운 게 큰 장점이다.
이미 북아현1-1구역(힐스테이트 신촌), 1-2구역(신촌푸르지오), 1-3구역(e편한세상신촌)은 재개발을 완료하고 입주까지 마쳤다. 하지만 2구역과 3구역은 각각 성당과의 분쟁, 조합 내분으로 사업이 표류해왔다.
이번 북아현2·3구역의 숙원 해결은 강북권 정비사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