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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아닌데 25평 전세가 10억?”…2100가구 이주에 매물 없다는 이 동네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기사입력 2025.04.16 05:51:59

재건축 나선 과천 주공8·9단지
이주 본격화에 전세값 들썩

지난주 상승률 전국서 최고
매물도 잠기며 겨우 92개

59㎡ 10억 돌파 신고가 찍어
옆동네 평촌도 덩달아 올라


경기 과천시 부림동 과천주공8·9단지에서 재건축에 따른 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과천 일대 전세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100가구 이상이 이사 채비를 하며 주변 전월세 매물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과천주공5단지도 올해 하반기부터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라 한동안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0.25%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보합 전환(0.00%)하고 수도권도 소폭 상승(0.02%)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상승폭이다.
전세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4층) 전세가 지난 2일 10억원에 갱신 계약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운 게 대표적이다. 종전 전세금은 6억8000만원이었지만 갱신 과정에서 3억2000만원이 올랐다. 과천위버필드 전용 46㎡(19층) 전세도 지난달 8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2021년 7월 전고점을 회복한 것이다.

과천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과천주공8·9단지 이주가 본격화되며 전셋값이 뛰고 전세매물이 잠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 재건축 막바지 단계인 과천주공8·9단지는 2120가구 규모로 지난달 10일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주 직후인 3월 셋째주(17일 기준)엔 과천 전세가격이 0.42%나 뛰기도 했다. 두 단지는 지상 최고 35층, 27개동, 2830여 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디에이치 르블리스’로 탈바꿈한다.
대단지 이사 채비에 전세 매물을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과천 전세 매물 건수는 91건에 불과했다. 이는 3개월 전(124건)보단 26.6%, 1년 전(461건)보단 80.2%나 줄어든 수치다. 과천지식정보타운 입주장이 열렸던 2023년 상반기에 전세 매물이 700건 이상 쌓이기도 했다.
과천 일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983년 800가구 규모로 지은 과천주공5단지도 재건축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재건축 9부 능선이라 꼽히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이 최고 35층, 8개동, 1242가구 규모 ‘써밋 마에스트로’로 재건축할 방침이다.

과천주공5단지 조합 관계자는 “5월 조합 총회에서 이주 시점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이주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과천주공10단지는 지상 28층, 18개동, 1179가구 규모의 래미안 원마제스티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용적률이 86%로 매우 낮아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천 인근 1기 신도시인 안양시 동안구 평촌의 전세가격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동안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14% 오른 바 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과천 학령인구는 학원가가 몰려 있는 평촌으로 가곤 한다”며 “자녀를 키우는 가구라면 재건축 이주에 따른 임차 수요가 안양 쪽으로 몰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천은 준강남이라 불릴 만큼 강남 접근성이 좋고 유해시설이 없다. 대체지가 별로 없어 임차 수요가 더욱 몰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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