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맞았지만 공인중개소는 손님들의 발길이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공인중개업계까지 불황이 닥친 탓이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27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분기 3032명 대비 10.3%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 활황기였던 지난 2021년 1분기 5017명과 비교하면 반토막 가까이 났다.
이 기간 폐업·휴업한 공인중개업소 수를 보면 침체 충격파는 더욱 확연하다. 1분기 폐업이나 휴업한 공인중개사가 3175명으로 개업 공인중개소보다 455명이 많았기 때문이다.
통상 1분기에는 봄 이사철로 부동산을 찾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되려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들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최근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자연히 공인중개사무소를 찾는 이들도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64만2576건으로 지난 2022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호황기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2020년과 2021년 연간 주택 거래량은 100만건을 웃돌기도 했다.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 해제·재지정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점도 아파트 매매 거래가 급감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공인중개소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당근마켓 내 부동산 직거래 완료 건수는 지난해 5만9451건의로 지난 2021년(268건) 대비 221배가 훌쩍 뛰었다.